동지여러분, 결전의 날이 오고 있습니다!
말없이 꿋꿋하게 제작 현장에서 그리고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전념해오고 계신 자랑스러운 조합원 동지여러분!
누가 뭐라 하던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권익을 위해 투쟁하는 조직입니다. 우리 KBS 노동조합은 2012년 최대 목표를 ‘정치 독립적 KBS 완수’로 잡고 지속적으로 법제화 투쟁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투쟁의 변곡점이 될 5월이 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일터 KBS를 보십시오.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 마음 편하게 우리의 노동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까?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가장 큰 노동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외부 간섭 없고 내부 분열 없는 정치 독립적 KBS는 이제
실종이 되었습니다. KBS가 가진 사회적 위상이 높은 만큼, 도맡아야 할 공적 책무가 막중한 만큼 KBS는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것입니다.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바뀔 때 마다, 임원과 간부들 인사가 있을 때 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한 뉴스와 프로그램 마다 흉흉한 정치세력의 손길에서 한번이라도 우리가 자유로웠습니까.
또한 거창하게 정치독립 KBS를 따지기 전에 노동자로서 한 번 우리 일터를 돌아보십시오. 저는 우리 KBS의 동료들이 한 지붕 아래 살면서 ‘모 아니면 도’의 논리로 서로간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직시합니다. 남들 앞에 목소리 크게 내고 행동은 못해도 미안한 마음이, 앞장선 동료들은 쉽사리 행동하지 못하는 선후배들과도 소주 한 잔 하며 기대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시대적 요청이 있을 때 마다 일사불란 하지 못해도 공영방송 구성원끼리의 동지의식이 지금까지 우리를 끌어온 숨은 힘이었습니다. 동지의식 이전에 못난 형제 잘난 형제들의 우애처럼 상처 난 자리 입김 불어주며 서로의 어깨를 보듬어 줄 여유가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틀이 무너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방송 제작 현장에서 일을 해도 마음이 가볍지 않습니다. 다매체 시대에 오히려 공영방송 KBS의 영향력과 중요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더욱 더 KBS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두려하고 있고, 그 만큼 우리 구성원들은 상처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습니다. 그 낡은 틀을 과감하게 부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살리기 위해, 잠시 일을 놓고 역사적인 투쟁에 함께 할 때입니다.
어려운 때 임에도 동지여러분이 압도적으로 총파업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런 힘이 KBS를 위기에서 살릴 유일한 희망입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염원의 정당성에 대해 그 누구도 의심하는 무지는 없습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파업 결단에 대해 그 누구도 얕잡아 볼 오만이 없습니다.
우리 조합원 동지들의 행동에 대해 그 누구도 가타부타할 염치는 없습니다.
이제 그동안의 침묵을 거대한 파고로 높이는 일만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제 한 몸을 던져서라도 이 벽을 깨부수겠습니다.
방송법 46조 개정!
반드시 쟁취하고 승리합시다!
다음 주 조합원 총회에서 뵙겠습니다!!
2012. 4. 27.
KBS노동조합 위원장 최재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