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그렇게 쉽다는 투쟁조차 안하는 본부노조
이쯤 되면 본부노조의 경영혁신안이 궁금해진다.
양승동 사장의 경영혁신안 발표를 하루 앞 둔 어제(6월 30일), 언론노조 KBS본부의 유재우 본부장이 미디어 오늘과 <KBS 새노조 위원장 “혁신은 ‘인력감축’보다 ‘일’에 맞춰야”>라는 제목의 인터뷰를 했다. 현재 경영혁신안이 발표된 KBS를 바라보는 본부노조의 시각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라 리뷰를 한다.
KBS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추어 체질을 개선하고 보다 유연하게 변화해야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노동조합으로서 근로자의 일자리 보장과 임금 인상 사수, 근로환경 개선이라는 대전제 또한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명제에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앞서 본부노조 노보의 위원장 칼럼 등을 접한 직원들은 본부노조가 사측의 입장에서 근로자를 바라본다는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11가지의 질문에 대한 유재우 본부장의 답변 중 일부를 통해 그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 보자.
- 인력 감축 등은 노조와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노조는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혁신안에 거론된 내용 중 임금체계 능력급제 전환, 저성과자 퇴출제도 실효성 강화 등의 내용은 노조 합의 없이는 시행이 불가능하다. 공정한 운용과 조직 내 활력이 전제돼야 하며 구성원들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제도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노조 입장에서는 사측의 혁신안을 거부하고 강한 목소리로 투쟁을 결의하는 것이 오히려 쉽다. 하지만 ‘과반노조’로서 책임감을 생각하면 KBS를 성장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은 사측뿐 아니라 노조도 함께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꾸로 보면 “KBS를 성장하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 ‘일방적 희생’ 강요만 아니라면 임금체계 능력급제 전환, 저성과자 퇴출제도 강화 등에도 합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KBS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불이익 변경에 동의하겠다는 과반노조 위원장 - 2020. 5. 26.) 유재우 본부장의 발언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과반노조가 됐다는 것은 ‘불이익 변경’ 중 상당수를 동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뜻” - 미디어스 2020.05.25.자 기사 '조합원 3000여 명' 과반 노조된 KBS새노조
이제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자격증을 취득해놓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 최근 노보를 보면 사측에 대한 비판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새노조는 2008년 MB정부의 방송장악에 맞선 기자·PD들의 모임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에서 출발했고, 양승동 KBS 현 사장은 사원행동 초대 공동대표였다.)
“노사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게 어려움 중 하나다. 노조는 본질적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이 ‘반 노동자적’이라는 비판, 사측에 경도됐다고 비판받고 있다. 일각의 비판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조합으로서의 선명성만 강조하며 반드시 필요한 변화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다.”(관련 기사: KBS ‘새노조’ 조합원들 “새 새노조 생길수도” 비판)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유재우 본부장의 본부노조가 생각하는 ‘반드시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가? 조합의 선명성 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드시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가? 유재우 본부장의 눈에는 KBS와 KBS 직원들이 지키고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변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보이는 것인가
- KBS에는 노조가 3개다. KBS 노동조합, ‘새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공영노조가 있다. ‘노노 갈등’도 KBS 내부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노조 간 불화를 멈추고 화합해야 한다. 다만 조건이 있다. 공정하고 자율적인 취재‧제작이 엄연한 노동조건이라는 것. 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을 타 노조가 인정하면 된다. 그럴 때라면 언제든지, 누구와도 KBS본부는 연대할 것이다. 다른 노조에도 건전한 상식과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이 있는 KBS인들이 많다고 믿는다. 연대, 나아가 통합은 느리지만 곧 다가올 미래라고 생각한다.”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유재우 본부장은 노동조합 간 불화를 멈추고 화합해야 할 생각은 있는지 다시 묻는다. 사내 노동조합 중 유재우 본부장이 말하는 ‘공정하고 자율적인 취재·제작이 엄연한 노동조건이라는 것’에 생각을 달리하는 조합이 있다고 보는가? ‘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노조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연대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KBS에는 2,500명의 본부노조원 뿐 아니라 2,500명의 비 본부노조원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지역국 문제도 있다. KBS는 지역총국의 TV제작과 송출 기능을 총국에 통합한다는 방침이나 지역 시민단체나 KBS 소수노조가 반대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새노조 입장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역국 통폐합’이 아니라 ‘지역국 기능 변화’로 본다. 7개 지역국 송출 기능을 해당 총국으로 옮기는 것이며 이는 송출 방식의 변화다. 기자의 경우 약간의 인원 조정이 있을 뿐 여전히 지역국에서 지역 소식을 전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산불이 난 경우 KBS 지역국에서 교육과 장비를 지원받은 지역민이 통신원 역할을 한다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다. 지역 뉴스 프로그램을 살리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국에 변화가 필요하다.지난 2월부터 매일 ‘지역뉴스7’이 40분으로 확대되고 지역총국 스스로 지역 아이템을 선별하고 뉴스 순서를 배치하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 사원들이 찬성과 반대 표시를 할 수 있는데, 지역국 기능 조정에 찬성하는 숫자가 훨씬 많다. 지역의 우리 노조원 절대 다수가 지역국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KBS노조 안에도 지역국 기능 조정의 방향을 고민하면서 찬성하는 인원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 지역 의원들도 오해를 풀고 나면 조정 방향을 고민하지 무조건적인 반대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수가 지역국 기능 조정을 찬성하고 있지만, KBS노조와 지역민의 우려는 계속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효율성만 중시한다든지, 지역국 주민들의 박탈감을 외면하면 곤란하다.”(관련 기사: KBS 새노조, ‘지역방송국 변경허가’ 방통위 방문)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통신원? 통신원? 통신원?
재난방송 주관사라는 KBS에서 지역국에 있는 기자를 빼고 ‘KBS 지역국에서 교육과 장비를 지원받은 지역민이 통신원 역할을 한다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식을 전달할 수 있다.’는 답변이 유재우 본부장 혼자만의 개인적인 생각인가 아니면 노조 위원장으로서 사측과 교감이 있어서 언론에까지 전한 발언인가
‘다수가 지역국 기능 조정을 찬성’한다는 주장은 어떤 근거를 갖고 있는 지 밝힐 수 있는가
양승동 사장은 오늘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유재우 본부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KBS의 변화를 강조했다.
본부노조는 조회 종료 20분 만에 게시한 성명서에서 일부 혁신안에 고무와 긍정적 평가를 하며 ‘KBS본부는 혁신의 주체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앞서 연차제도 정상화를 언급하며 ‘경영난 타개의 주요수단으로서 인건비에 매몰되지 않겠다’, ‘KBS의 연차수당은 통상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왜곡돼있다.’, ‘인건비를 단기적 수지개선의 수단으로 삼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KBS에서 ‘연차수당 = 급여’의 공식을 이제는 깨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후지급으로 전환했으니 이제 수당까지 하향 조정해 부담없이(?) 연차를 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연차수당을 하향하기 전에 임금에 반영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연차수당 하향을 임금삭감으로 보지 말라고 해도 분명한 임금 삭감이다.
KBS 직원들은 ‘회사가 어렵다는데 어쩌겠냐’며 이 와중에도 회사 걱정을 한다. 일터가 있어야 노동자의 일자리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왜 KBS가 어.려.워.졌는지! 경영진은 해고 회피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노동조합은 그런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해 왔는지!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이다.
양승동 사장과 유재우 본부장은 대량 감원이 현실화 되기 전에 이 질문에 먼저 답하라! 그 전에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라!
2020. 7. 1.
무능경영 심판! 공영방송 사수!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성명서 > 17대 성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명] 노동자 죽이려고 짜고 치는 노사협의체? 사측과 어용노조는 열 자격 있나! (0) | 2020.07.03 |
---|---|
▣ [200자 성명] 2직급 갑꾸라지 (0) | 2020.07.02 |
▣ [긴급성명] 양사장 수명 연장 제물로 대규모 감원 공식화 (0) | 2020.07.01 |
▣ [성명] 천 억 적자 천 명 감원 양승동 사장은 물러나라! (0) | 2020.07.01 |
▣ [성명] KBS의 위기는 양승동아리의 무능 인사 (0) | 2020.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