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KBS의 경쟁력을 더 이상 찍어누르지 마라!
지난 6월 18일 방송된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복마전 편’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가 추진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의 각종 비리 의혹 등 난맥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시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들판과 산을 깎아 설치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태양광 패널들을 드론으로 내려다본 장면은 다른 언론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충격을 선사했다. 더욱 주목할 것은 현 정부의 선거 캠프에서 농어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던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의 의심스러운 태양광 업체를 파고들었다는 점이다.
취재진은 업체의 우편함에 국민정치연구소 민주연대라는 표지가 붙어 있고, 그 사무실은 노영민 현 대통령 비서실장이 쓰던 사무실임을 밝혔다.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전언에 저수지 수면 면적 10%였던 패널 설치 비율 제한이 풀렸다는 최 전 사장의 증언도 확보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시청자들의 이런 관심 덕분에 시사기획 창 태양광 편(527회)은 올해 들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사기획 창 시청률 추이>
태양광 복마전 편에 대한 호평은 시청자뿐 아니라 KBS 내외부 심의평에서도 이어진다.
<심의평> “태양광 발전 사업이 제도적인 보호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과 이를 둘러싼 비리들을 고발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취재하고 문제를 제기하여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이 매우 의미있었음.” “재생에너지 개발 목적으로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태양광사업은 권력 실세들의 개입 및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계속되는 투자열풍 속에 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들을 취재하여 심각성을 알린 회차였음.” |
바로 이것이 KBS의 경쟁력이자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죽어버린 권력, 이미 다뤄진 사안을 다시 들추고 비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공영방송이라면 시청자들이 내는 소중한 수신료로 살아 있는 권력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격려하고 상을 줘야 할 취재진들에게 사측은 가혹하기만 하다.현재 역대 최악의 보도본부장으로 평가되고 있는 김의철 보도본부장은 호평 일색인 심의평 속에서 이런 내용을 찾아내 프로그램이 재방송을 불방시킬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한다.
<심의평> -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의 태양광 업체 위치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쓰던 사무실입니다”라고 언급해 노 실장과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는 데 양측 관련성이 대한 설명이 부족해 보임. -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전언에 어이없는 결정이 내려집니다”라고 단정적으로 언급하는 점도 더 확인이 필요해 보임. |
시사제작국장과 일부 기자들도 동조해서 내용에 문제가 적지 않다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는 청와대가 공개 브리핑까지 열어 지적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제작진의 취재 부실을 그토록 강조하던 이들이 강원 산불 보도 참사는 물론 손혜원 의원, 윤지오 씨가 KBS뉴스9에 출연해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방송한 것, 서울 대림동 여경 보도 조작 등에 대해선 왜 침묵을 지키고 있나? 그리고 현지에서 문제를 일으키 본사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진 해외 모 특파원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됐는지는 왜 깜깜 무소식인가?
또한 사측은 청와대의 외압을 받지 않았다면서 왜 청와대가 지금까지 KBS에게 해왔던 일련의 간섭 행위에 움츠리고만 있는가? 왜 갑자기 매우 엄격해진 사실 검증의 잣대만 들이대면서 외압 의혹에 강하게 맞서지 않는가?
KBS노동조합은 3차에 걸친 보도위원회를 예의주시해왔고 1차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청와대 외압 규명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사측이 제작진에게 징계 운운하며 겁박하는 것만 확인했을 뿐. 허사로 끝났다.
이에 KBS노동조합은 검찰에 수사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사실 KBS 경쟁력이 이미 심각하게 상실된 원인은 시청자들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다. 강원 산불 보도 참사와 이번 외압 의혹은 엄중한 이때 절대로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시청자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윤도환 청와대 소통수석이 KBS 내 누구와 연락을 했고, 어떤 말이 오갔으며, 그것이 외압이었는지가 속시원히 밝혀지는 것이다.
사실 이번 일이 과거 정권에서 일어났다면 노조는 물론 협회, 수많은 사내 논객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성명서를 발표하고 댓글을 달며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렇게 KBS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침해된 사건이고, 외압을 했다는 청와대 수석의 구체적인 증언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 단체들과 논객들이 대부분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 실로 의아하다. 실로 진영논리와 내로남불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명심하라! 당신들이 아무리 가리고 숨기려고 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KBS의 시청률이 날로 추락하는 것, KBS의 영향력이 감소함에 따라 광고수입과 협찬이 줄고 있는 것이 바로 시청자들이 KBS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숨기고 은폐하려고 해도 KBS를 보는 시청자들의 눈은 정확하기 때문이다. 늘 현 정권에 긍정적인 뉴스를 부풀리고, 과거 정권의 잘못만 찾는 방송만 한다면 누가 그런 뻔한 방송을 굳이 시청하겠는가?
사측은 더 이상 KBS의 경쟁력을 찍어누르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이제 제발 진영논리에서 벗어나라.
자신들에게 권력을 준 청와대만 바라보는 눈을 시청자로 돌려라.
시청자들의 간절한 바람에 바로 응답하기 바란다.
2019. 7. 11
새로운 노조! 쟁취하는 노조! 든든한 노조!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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