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1]
노동조합의 길, 제대로 걸어봅시다!
본부노조는 최근 ‘KBS노조에 노동조합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글을 내놓았습니다. 이 글에서 본부노조는 경영진이나 고위 관리자가 잘못하면 지적하고, 무능하다고 판단되면 심판해야 한다며 KBS노동조합의 투쟁을 존중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노조의 최근의 성명서가 동료를 밀고하고 분열시키는 행동이며 KBS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묻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정말 본부노조가 노동조합의 본분을 말 할 자격이 있습니까? 노동조합의 본분은 무엇입니까? 그 옛날 본부노조가 그동안 강조해왔던 것처럼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고, 근로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노동조합의 본분 아닙니까?
본부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된 후로 노동자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습니까? 복지가 축소되고 임금이 속절없이 사실상 삭감되는 데도 아무런 말도 없이 눈감고 있었습니다. 2019년 임금동결에 그냥 합의해주고, 사실상 사측의 2중대로서 사측의 잘한 점을 홍보하는 많은 성명서들을 냈던 것, KBS 노동자들이 똑똑히 보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본부노조는 또한 과거에 KBS노동조합 출신 인사들이 일부 보직을 맡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비난했었고 노보를 통해 대대적으로 어용이라고 욕했습니다.
그러던 그들이 지금의 싹쓸이 인사 부장급 보직자의 90% 이상 특정노조 출신들로 인사를 독식하는 것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습니다.
어째서 유능한 인사는 다 본부노조 출신이고, 무능한 사람은 우리 노조에 몰려 있습니까? 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입니까? 그리고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고, 특정 노조 밀어주기가 계속되는 현실, 과연 이런 상황이 정상입니까?
본부노조에 다시 묻습니다.
현재 경영진이 무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유능하다고 생각합니까? 무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왜 현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는 성명서를 올리지 않습니까?
왜 투쟁 현장에 함께 동참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늘 사내의 다수노조로서 근로자들의 권익과 근로조건 향상에 힘쓰겠다더니, 과연 무엇을 했습니까
자기 식구 챙기기와 감싸기에만 여념이 없는 본부노조에 대다수 근로자들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수백억 원 이상의 적자가 계속되는데도 자신들만의 보직 잔치에 여념이 없고 어떠한 자기희생도 없는 경영진들에게 제대로 된 투쟁이나 비판 한번 한 적 있었는지요? 정말 궁금합니다.
당신들은 지금 우리가 KBS 노동자들의 비위를 외부에 폭로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과거 10년간 본부노조가 출범한 후 계속해왔던 일입니다.
과거 KBS는 공정방송을 하고 있지 않으니 수신료 인상은 안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자료를 뿌렸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또한 전 사장들의 행동에 대해 거의 실시간으로 외부 언론과 특정 정당에 알려진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솜방망이 vs 불방망이
우리는 당신들처럼 외부에 KBS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현 경영진을 흔들기 위해서 그렇게 성명서를 낸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직원 일탈의 문제점은 이들이 특정노조 출신이고, 핵심인물로 알려진 인물들이고,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징계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부사장의 겸직의무 위반, 대구총국 모 기자의 성추행 사건, 모스크바 특파원의 징계 감경, 잇따른 보도참사와 1박 2일 사건, 사내 일부 아나운서들의 무단결근 사용 등. 모두 사내에 징계 절차가 있었음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감경이 되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끝난 것입니다.
이 뒤에는 자기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현 경영진과 간부들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하지만, 합당한 처벌이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려고 하고, 오히려 영전과 승진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밀고’나 ‘폭로’가 아니라 잘못된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경영진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무슨 거창한 시스템 개혁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징계 절차가 이미 존재하고 있고, KBS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징계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사 관리 체계가 엉망진창으로 작동한 지 오랩니다.
우리 노조 소속 기자가 가족이 듣는 데서 본부노조 소속 간부에게 폭언을 들어 씻지 못한 상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간부는 주의라는 경징계를, 피해 당사자는 회사 근처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음에도 당직 이탈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뒤집어 씌어 감봉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줬습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같은 노조가 아니라고 각종 차별과 모욕, 업무배제, 따돌림, 무시를 당해온 KBS 노동자에 대해 그동안 침묵을 지킨 게 본부노조 아닙니까? 우리도 언제까지나 침묵을 지키고 있어야 합니까? 정권이 바뀌거나 사장이 바뀌고 나서야 뒤늦게 그 침묵을 깨려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노동조합의 길, 함께 걸어갑시다!
그렇습니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처럼 “노동조합의 1차적인 상대는 동료들이 아닌 사측”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당신들은 우리 노조를 1차적인 상대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합니다. 우리가 직원들보다 강자라고 하는데, 사측과 자웅동체이며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본부노조는 더 강자가 아닐까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해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렇다면. 지금 KBS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무능한 양승동아리에 함께 맞설 것을 제안합니다.
수백억 적자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살골만 되풀이하면서, 자기 식구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사측 간부들, 양승동아리가 현 위기의 본질입니다. 함께 투쟁 현장에서 싸울 생각이 아니라면, 우리 노조가 무책임하게 직원들을 괴롭힌다고 공격해서 이득을 보려는 계산이 아니라면!
얄팍한 성명서로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는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입으로만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해야 한다는 말도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노동조합의 길 제대로 걸어봅시다!
얼마든지 반박과 재토론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무능한 경영진과 함께 싸우는 길, 지금 노동조합이 가야할 길입니다. 함께 양승동아리의 전횡에 맞서 싸웁시다!
2020. 1. 15.
무능경영 심판! 공영방송 사수!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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