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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18대 성명서

◆노동자 산재 위로금과 사장·부장 인센티브

노동자 산재 위로금과 사장·부장 인센티브

 

지난 2020년 여름 KBS원주방송국에서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 

KBS 노동자가 불의의 사고로 손목 절반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당시 직원 A씨는 태풍과 잦은 비로 인해 원주 장애인 체육관, 도서관 원장으로부터 23미터가 넘는 전나무가 도서관 방향으로 쓰려져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위험하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씨는 전기톱으로 1차로 쓰러진 전나무를 무사히 자른 뒤 다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인근 나무까지 벌목했다. 

불의의 사고는 임무를 마치고 전기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톱날이 갑자기 튀어나와 A씨의 왼쪽 팔목 인대와 동맥, 신경이 거의 다 끊어지고 골절도 발생한 것이다. 

다시말해 손목 절반이상이 잘렸다.

 

상황은 심각했다. 병원을 찾아 4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고 3주나 입원했지만 정상적인 신경과 기능이 돌아오지 않아 A씨는 결국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원주송신소는 시내 도심지 시설물이라 풀과 나무, 울타리 등 주위 환경에서 문제가 생기면 제초 작업 등을 매년 두 번에 걸쳐 진행해야한다. 그러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직원이 직접 농기계를 빌려 위험한 일을 해야 했다.

 

더욱 억울하고 충격적인 일은 사고 뒤 산재보상에 대한 사측의 태도였다.

A씨는 업무상 입은 장애로 인한 조그만 위로금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한 것이다. 

 

인사운영부는 그동안 위로금이 지급되었던 사례는 순직 사원에 대한 지원의 일환이었고 산재 승인 후 재직 중인 직원에 대한 사례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A씨의 요청을 단번에 거부했다. 

화가 난 A씨는 보수규정 제6장 잡칙, 제34조2조 위로금 지급 규정을 들어 위로금을 지급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지만 ‘감사원 지적 사항’이라며 또다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장과 부장의 인센티브 지급 건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과 정말 대조적이다. 

 

최근 인사운영부 부장은 해외 법인에서 성과를 냈다고 주장하면서 무려 1억8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기려다가 KBS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철회했다.

이어 김의철 KBS사장 역시 계열사인 KBS비즈니스 사장 시절 흑자 전환을 했다며 4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자 전액을 공익단체에 기부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KBS 수신료의 가치를 지키다가 장애를 입은 노동자의 위로금 수백만원은 수년동안 부정하면서 무능경영의 장본인인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수천만원은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돈을 받아버린 김의철 사장에게 묻겠다. 

 

공영방송을 위해 손목을 희생한 A씨보다 

공영방송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인가? 

 

송신소 주위 환경은 물론 인근 공공시설 위험관리까지 직접 나서다 끔찍한 사고까지 당한 노동자 A씨의 허탈한 마음은 어떤 달콤한 말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수십년동안 헌신해왔던 KBS에 대한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비로소 웃음 지을 수 있을 때는 KBS가 KBS를 망치고 있는 자들이 회사에서 퇴출된 뒤 정상화되고 상식으로 돌아와 국민의 지지와 응원을 받을 때가 아닐까? 

 

2022년 7월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