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특단의 조치는 필요없다!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라!
올초부터 4월까지 KBS의 당기 손익이 –670억원인 것으로 경영수지점검회의 결과 확인됐다. 회사는 3월에는 –732억원까지 손실이 확대됐다가 그나마 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말 비겁한 변명이다. 심각한 불황을 맞고 있는 지상파 광고 사장의 축소가 충분히 예측됐음에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경영진의 잘못이다. 1박 2일 사태로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을 스스로 저격하고, 양사장 취임 이후 킬러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요란한 구호만 있었을 뿐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초라한 성적표는 당연한 것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경영진은 제1차 재정안정화 대책으로 제작비나 교육, 연수비 등을 줄여 과거와 똑같은 구태의 답습에 나섰다.
최근에는 부사장이 주재하는 비상 T/F을 구성해서 전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비용구조를 살펴보는 토털 리뷰를 실시하고 있다. 실로 10년전에 하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사측은 비상 T/F 운영 방침 상 신규사업을 중단되고 불요 불급한 투자결정을 유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작2본부가 대박을 터트려 KBS를 먹여살릴만한 수익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실로 로또 같은 기적이 없으면 실로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슬픈 자기고백이 아닐 수 없다.
경영을 뭐라고 생각하는가? 경영이 요행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인가?
사측은 “지금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3년 연속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적자가 지속될 경우 외부로부터의 구조조정 압력이 가속화가 되고 공영미디어로서의 독립성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밝혔다. 사측은 특히 회사에 큰 위기가 닥쳤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하면서 이렇게 특단의 조치(?)를 예고했다.
실로 웃음밖에 안 나온다. 예전에 보수정권 사장 때에는 이 정도의 경영위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1년 사이 KBS의 위상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지 모르는가? 능력이 아닌 파업 공신들로만 보직 간부를 꼼꼼하게 채웠다. 그들이 능력을 발휘한 결과가 고작 이것이다.
여기서 경영진들이 이야기한 그 특단의 조치란 임금 삭감 내지는 동결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지역 구조조정을 말하는 것인가? 멀쩡하던 KBS가 외부로부터 구조조정 압력이 가속화되고 공영미디어로서의 독립성까지 위협받는다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사측은 미래생존계획과 KBS를 향후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6월말까지 만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위기 조짐이 있었던 양승동 사장 취임 초기에는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모아둔 돈을 다 까먹더니 이제는 가동자금까지 없어진 마당에 미래생존계획과 조직 효율화 계획을 만들 것이라는 무책임한 발언을 경영진은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노사 전 구성원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 고통을 나누자고 강조하고 있다. 정작 힘을 모아야 할 때는 자기 맘대로 해놓고, 이제 와서 회사가 어려워지니까 근로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아니 결국 일방적으로 피해를 짊어져달라고 호소를 가장한 강요를 하고 있다. 실로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자들이 아닌가!
실제로 최근 사측이 일방적으로 시행한 연차촉진 제도는 6일이 늘어 한 사람당 수백만원의 손해를 보게 생겼다. 이런 식이라면 매년 의무연차는 계속 확대될 것이 뻔하다. 결국 아무것도 방법도 없고, 근로자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사실상 연봉을 삭감하면서 버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일부 사기업에서 하고 있는 강제 무급 휴가가 도입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는 계속해 신규 근로자를 대규모로 채용하고 있다. 꼭 필요한 인력이라면 채용해야겠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고난이 이미 예상되는 상황에서 비대화된 조직으로 불황의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사내 근로자들 사이에 파다하다.
사측의 이런 채용은 새롭게 채용되는 인원들이 채용의 수혜자가 되어 자신들의 지지 기반이 되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가? 기존의 근로자들의 고용과 임금조차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면서, 식구만 늘렸다가 나중에 책임도 지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사측에 알린다.
다시 말하지만, 특단의 조치는 필요없다!
특단의 조치 대신 사측이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면 된다!
경영진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치열한 미디어 시장에서 KBS를 살릴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해내야하는 자리다.
이미 무능이 드러났는데도 경기장에서 계속 뛰기를 고집한다면 KBS 전체는 존폐의 위기로 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런 능력도 없고, KBS를 위해 긍정적인 영향도 주지 못하는 양사장 이하 임원들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인건비라도 아끼고 실책으로 인한 비용이라도 줄이는 게 그나마 낫다.
긴 말이 필요없다. 양승동 사장과 그 동아리들은 특단의 대책 운운하며 힘없는 노동자에게 부실 경영의 죄를 떠넘기기지 말고 하루 속히 사퇴하라!
2019. 6. 04.
새로운 노조! 쟁취하는 노조! 든든한 노조!
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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