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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18대 성명서

◆ 황상무, 김동훈 그리고 정치편향 주창 저널리스트들

황상무, 김동훈 그리고 정치편향 주창 저널리스트

 

 

대선후보 공개토론방송을 놓고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과 황상무 국민의힘 윤석열 선대위 공보단장 사이의 기 싸움이 한창이다. 한국기자협회 등의 정치적 편향성을 놓고 황상무 공보단장이 지적했고 이에 기자협회가 발끈하자 황상무 단장이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 최종적으로 오는 11일 종편방송, 보도전문채널 6사 공개토론방송으로 일단락되는 듯하다. 그런데 영 개운치 않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 때문인데 대선을 앞두고 반드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직 언론인 김동훈의 정치적 편향성은 문제없을까?  

현재 한국기자협회장 김동훈은 한겨레신문사 기자출신이다. 그의 주요 경력을 보자. 1995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한 뒤 기자협회 한겨레 지회장을 거쳐 민노총 언론노조의 주요 활동가로 이름을 날렸다. 민노총 언론노조 정책실장, 수석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민노총 언론노조는 그들의 조직 강령에서 밝힌 바대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4)를 도모하고 국제 언론노동자 단결(5)을 외치는 국내 대표적인 강성 진보좌파단체중 하나이다. 그의 경력에서 벌써 김동훈은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그의 최근 행적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기자협회와 PD연합회가 KBS부사장 정필모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추천했고 그 중심에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이 김동훈이다.

 

민노총 언론노조 기관지로 알려진 미디어오늘 2020 329일자 기사를 보면 그의 정치 편향적인 행적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정필모를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로 추천을 밀어붙인 인사를 김동훈이라고 미디어오늘 기사는 기록했다. 이후 민노총 언론노조와 KBS기자협회 등 언론단체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KBS기자협회는 정치권력을 비판하던 감시견이 34일 만에 정당의 애완견으로 바뀐 현실 이라고 개탄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노조마저 언론 현업단체의 추천인사로 후보자가 됐다고 하지만 스스로 추천을 고사할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필모 전 부사장은 추천을 고사하지도 않았다.”라며 퇴사 34일 만에 집권여당의 품에 안긴 정필모의 정치권 행을 비판했다.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단이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 당시 김동훈은 뭐라고 했었던가? 그는 솔직히 말해 후폭풍이 이렇게 거셀 줄 몰랐다. 언론인의 정치권 행을 비판할 수 있지만 이 정도까지 비난하는 것은 과하다. 공직선거법상 비례선거 출마 언론인은 선거 30일 전에 사퇴하면 된다고 규정한다. 30일이 지난 사람은 정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민낯이다.

 

김동훈은 과연 정치 중립적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그는 현직 언론인 신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폴리저널리스트에 가깝지 않은가? 언론인의 탈을 쓰고 정치놀음 하는 폴리저널리스트가 아닌가?  그래서 그와 황상무 사이의 설전을 보는 많은 이들은 김동훈의 한국기자협회가 오버를 해도 심하게 한다는 지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현직 정당인 황상무의 정치적 편향성을 어떻게 봐야하나?

 

 

황상무는 보수당인 국민의힘 현직 정치인이다. 그는 KBS 기자로 1991년 입사했고 <KBS뉴스9> 메인 앵커 등을 거쳤다. 그는 KBS기자로 정치적 편향성 시비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가 별로 없다. 부장급으로 승격한 뒤에는 스스로 무노조원으로 장기간 지냈다.

 

KBS 내부에는 민노총 언론노조 산하의 KBS본부노조와 기업별 노조인 KBS노동조합, 공영노조 등 3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한다. 황상무는 단체협약상 부장급 이상이 되면 조합원 자격이 유보 처리되는 시점부터 소속 노조가 없는 무노조원이었다. 당연히 사내 정치적 편향성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물론 그가 1 3개월 전 퇴사할 시점 전후로 정치권 행을 염두에 두었는지는 우리도 알 길이 없다. 그는 정년퇴직을 포기하고 조용히 퇴사했으며 이제 정당인이 되었다. 황상무가 기자 시절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문제가 된 부분이 있다면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이 지적해주면 고맙겠다.

 

황상무는 현직 정당인이다. 그리고 KBS 기자 신분도 아니다. 그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문제 삼게 되는 처지인 정당인이 됐다. 황상무는 보수우파 정당인 국민의힘 소속이 되었으니 언론현업 단체가 진보좌파 정당을 선호하는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언론사 정치기사는 여야의 이런 서로 다른 주장을 여야 격돌, 여야 공방 등으로 기사처리하지 않는가?

 

 문제의 핵심은 정치편향 주창 저널리스트 아닐까?  

 

이런 가운데 한국기자협회가 최근 며칠간 보인 행태는 거의 겁박 수준에 다름 아니다. 미디어스의 2022 2 7일자 기사를 보면 한국기자협회는 황상무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고 공보단장 사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유는 황상무가 느닷없이 한국기자협회를 좌편향으로 몰고 있기 때문이란다. 대선이라는 중차대한 선거를 앞두고 언론단체들의 겁박성 집단성명에 주눅이 들었던지 황상무는 페북에서 사죄의 뜻을 밝히고 뒤로 물러났다.

 

문제의 28일 토론회는 이런 논란이 불거지자 불방됐으며 오는 11 4개 종편방송사와 2개 보도전문채널사를 포함한 6개 방송사 공동으로 대선후보 토론회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황상무가 뜻한 바대로 진행된 결과이기도 해서 씁쓸하기도 하다.

 

5년 전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한 언론인은 팩트 중심의 사실 보도보다는 이제는 촛불혁명을 완수할 진실보도를 해야 한다며 주창 저널리즘의 당위성을 설파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그걸 누가 결정하는가? 행여나 보도 이후 그게 진실이 아니라고 판명나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한국 언론 생태계는 최근 사실보도 보다는 진실보도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매몰된 일부 정치편향 주창 저널리스트들의 난장판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때가 됐다. 왜 언론인들이 정치공방의 제3자적 관점의 심판이 아니라 아예 권투장갑 낀 선수로 나설려고 할까?

 

현직 언론인 김동훈은 현직 정당인 황상무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을 수 있을 만큼 정치 중립적인가? 한 번 자문해보길 권한다.

 

대선이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글과 말로 떠드는 것이 운명인 언론인의 입장에선 최대의 장이 열렸다. 예로부터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말로 흥한 자는 말로 망한다고 했다. 표현에 있어 절제하고 아끼고 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게 국민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언론인의 기본 소양이 되지 않을까? 많은 국민들이 왜 당대의 한국 언론인들을 향해 기레기 (기자 쓰레기) 라는 독설을 품게 되었을까를 진심으로 성찰해볼 때이다.

 

 

2022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