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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14대 성명서

▣[공동성명] KBS 선거 보도, 우리가 감시자가 되겠다!

▣[공동성명] KBS 선거 보도, 우리가 감시자가 되겠다!

         -양대 노조, 기자협회 ‘지방선거 공동 모니터단’ 발족-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4월 15일인 오늘로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민선 6기 광역단체장선거, 광역의회지역구 및 비례대표선거, 기초단체장선거, 기초의회지역구 및 비례대표선거, 교육감선거 등 모두 7개의 선거를 동시에 치를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 단위의 선거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중간평가적 성격을 띄는 중요한 선거다.

방송보도는 여론 수렴과정에서 국민 개개인의 태도와 의사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며 특히 선거 과정에서 갖는 영향력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KBS는 방송사 가운데 가장 높은 뉴스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공영방송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과 환경감시 기능 때문에 선거 보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가장 최근의 전국 단위 선거였던 지난 2012년 대선 직후 KBS 노사가 공동으로 뉴스 옴부즈맨 자문 교수단에 의뢰해 작성된 ‘제18대 KBS 대선보도 공정성 연구’를 보면 KBS 선거 보도에 대한 평가는 혹독했다. 이전 대선에 비해 보도량이 현저하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기계적 형평성과 공정성에 매몰돼 후보자 진영이 생산하는 사안을 단순히 전달하는 보도 행위를 함으로써 선거의제 개발이나 후보자 평가, 정책 검증 등 언론의 사회적 기능과 규범을 수행하는 공론장 기능을 하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KBS 뉴스의 선거 보도 또한 이러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관련 보도는 메인뉴스인 ‘뉴스9’를 통해 보도되는 것을 보기가 힘들 정도로 절대적인 보도량이 적은 상황이다. 선거보도가 하루에 채 1건도 보도가 나가지 못하고 북한 관련 보도의 1/5도 되지 않는 현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어제 열린 보도위원회에서 보도 책임자 측은 이에 대한 제작 실무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정치 관련 보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니즈(needs)’가 낮아 선거 보도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시청률 높은 아이템만 보도하고 공론장 기능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이처럼 KBS가 선거 보도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KBS 노동조합과 언론노조 KBS본부, KBS 기자협회와 KBS 전국기자협회는 ‘6.4 지방선거 보도 공동 모니터단’을 구성해 이에 대응하고자 한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20여 명의 KBS 취재 및 촬영 기자들로 구성된 ‘선거 모니터단’은 선거 D-50일인 오늘부터 매일 KBS 뉴스 모니터링에 들어가며, 선거 운동 기간 전에는 주간 단위로 이후에는 매일 또는 수시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일 수 있다. 사측은 지금이라도 지방선거에 대해 적극적인 보도를 통해 공영방송으로서의 공론장 기능을 회복하라. 또한 기계적 균형과 형평성이라는 신화와 단순 중계식 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선거 보도프레임을 구성하라. 만약 사측이 우리의 이런 제안을 무시한다면 훗날 KBS 역사에서 이번 지방선거 보도는 또 한 번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2013년 4월 15일

교섭대표노조  KBS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