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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14대 성명서

▣[성명]형식적인 앵커 오디션, 차라리 때려 치워라

▣[성명]형식적인 앵커 오디션, 차라리 때려 치워라

     

앵커 선발 과정을 둘러싸고 보도본부 내에서 또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24> 후임 앵커 오디션 때문이다. 그동안 진행을 맡아 온 박에스더 기자가 뉴욕 특파원으로 발탁되면서 후임 앵커를 선발하기 위한 오디션이 지난주 실시됐다. 여기에 아나운서들은 아예 배제됐고 보도본부 내에서 내노라하는 여기자 7명이 참여하였다. 오디션 심사는 국제부 간부들이 맡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제(7) 7명 가운데 한명이 앵커로 최종 낙점됐다.

     

그런데 앵커 최종 낙점 단계에서 실무진들의 채점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심사를 맡았던 국제부는 물론이고 오디션을 봤던 참가자들도 대놓고 말은 못하고 있지만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처음부터 특정인을 내정해 놓고 오디션은 형식적으로 실시했다는 말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오디션이 정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됐다면 이런 논란 자체가 불필요하지 않겠는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아예 오디션이라는 절차도 무시한 채 뉴스앵커 임명을 강행해 무수한 논란을 야기했다.

     

앵커와 MCKBS의 얼굴이다. 시청자들은 그 얼굴을 통해 KBS와 소통하고 대화한다. KBS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대변하는 만큼 앵커 선정과정은 무엇보다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마땅할 것이다. 이 때문에 제작자율성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사 합의로 MC선정위원회 제도까지 만들어 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보도본부 간부들은 이번에도 MC선정위원회는 물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오디션 절차까지 무력화시키고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있다.

     

앵커를 선발한 뒤 이런 식으로 논란이 야기된다면 분명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보도본부는 지금이라도 구성원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앵커 선발 제도를 만들라. 이번에도 아무런 조치없이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조합은 강력한 대응으로 이를 응징할 것이다.

     

                                   2014. 4. 8.

                            교섭대표노조 KBS노동조합